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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방사 분대장 교육대를 가다


가볍게 눈발이 흩날리던 08년 11월 어느날,

국군 수도방위사령부(이하 수방사) 소속 방패교육대에서 예비 분대장들을 대상으로 교육훈련이 있었다. 약 일주일간 진행되는 이 교육훈련 중 필자가 취재했던 날은 서바이벌 장비를 이용한 상호공방전이 있었던 날이었다. 수방사답게 공방전은 시가지를 재현한 훈련장에서 실시되었고 건물과 계단, 철조망, 하수구 통로 등 여러환경들이 구비되어 있었다. 

 

훈련장 축소모형을 놓고 각자 맡은 임무와 작전을 확인하는 교육생들.

병장진급을 앞둔 상병들이라 그런지 별다른 교육이 없이도 맡은 임무를 소화해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훈련은 각 팀별로 공격과 수비를 한 번씩 번갈아가며 실시하였고 각 공방전 당 제한시간은 30분이었다.

30분 동안 어느 한쪽을 전멸시키거나 마지막 건물(3층)의 옥상을 점거하면 승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서로의 안전장구를 챙겨주는 교육생들

 

그동안 서바이벌 장비를 이용한 교육훈련은 예비군 훈련장에서 종종 볼 수 있었으나 현역 부대에서 이를 이용해 훈련을 실시하는 것은 수방사가 최초라고 한다. 

그런데 요즘 군대의 훈련이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다보니 안전과 관련된 수칙이 꽤나 까다로웠다.

먼저 훈련장 내에서 안전장구를 탈의하면 사망으로 간주되어 이탈하게 된다. 또한 약 2m내에서의 발포(피격이 아니다)도 사망으로 간주한다. 아무리 페인트탄이라고는 하더라도 근거리에서 맞으면 심할경우 멍이 들기도 할 정도로 위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문제는 시가지 상황의 특성상 CQB(Close Quarters Battle)이 빈번하게 발생하였는데, 서로 총을 겨눈 채 쏘지도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근거리에서 총을 '쏜' 교육생이 사망처리되기 때문이다. 이럴 땐 근처의 조교가 판정을 내리게 되는데 교육생을 1대 1로 마크하는 것이 아닌 이상, 모든 교육생을 다 지켜볼 순 없었다. 때문에 훈련을 마친 교육생들의 가장 큰 불만사항은 애매한 판정이기도 했다.

 

 

수비팀의 교육생이 매복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철조망 지대는 공격팀이 지체되는 장소이기 때문에 많은 수비병력이 배치되곤 한다.

 

 

도약식 지뢰(훈련용)를 매설하는 수비측.

야삽을 이용해 실제로 지뢰를 매설하게 되며, 훈련시에는 판정관이 이를 지켜보고 있다가 연막 수류탄을 통해 지뢰가 격발되었음을 통보, 접촉한 교육생을 사망처리하게 된다.

 

예비군 훈련과 다른 점이 있다면, 단순한 서바이벌 장비만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전에서 분대급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묘사한다는 점이다. 화기소대의 60mm 박격포 지원을 요청할 수도 있고 훈련용 수류탄을 지급하여 작전도중 사용할 수도 있다.

철조망 지대를 개척하기 위해 모의 폭파통을 사용해야 하며, 수비측은 훈련용 크레모어와 지뢰를 매설할 수 있다. 박격포 지원도 가능하다. 다만 훈련용 박격포탄은 없기 때문에 무전을 통해 지원을 요청하면 근처의 교관이 들고 있던 연막 수류탄을 목표지역에 투척하여 포탄낙하 상황을 부여한다. 일단 상황이 부여되면 인근 병력은 엄폐소산을 실시해야하는데, 동작이 느리거나 제대로 엄폐하지 않은 병력에 대해 교관이 사망판정을 내리게 된다. 지뢰와 크레모어 역시 비슷하지만 이쪽이 좀 더 직접적이고 지향성이 있기 때문에 꼭 사망자가 발생한다는 차이가 있다.

 

 

 

훈련의 시작

공격팀 병력이 건물 뒤쪽에서 사주경계를 하며 분대장의 공격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이 사용하는 서바이벌 장비가 많이 낯이 익었는데, 알고보니 인근 예비군 훈련장의 것을 전용했다고 한다.

 

어쩐지 예비군 훈련장에서 서바이벌 게임을 안하더라니..

어차피 예비군 훈련장에서도 북한군 모형에나 대고 사격을 하지 서로 총은 못쏘게 해놨다. 너무 재밌게들 놀아서 부상의 위험이 있다나 뭐래나.. 그나마도 딱 두번 하니까 이듬해에는 없어졌다. 그 이유가 동원예비군은 시가전을 할 가능성이 적으니 산에서 뛰어놀아라..라던가?

사실 동원예비군은 전방사단의 편제를 채우거나 손실된 인원을 메우는 역할이기 때문에 시가전 훈련할 일은 거의 없을지도 모른다(지만!! 산을 뛰어다니라니!!)

 

 

 

공격앞으로!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아라!

동료들의 지원사격에 힘입어 뛰어들어가는 교육생

 

 

고개만 슬쩍..

 

아무리 페인트탄이라고 해도 일단 맞으면 기분이 좋진 않다. 때문에 맞지 않으려고 서로 노력하는데, 이것이 이 훈련의 진정한 목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서바이벌 장비를 도입하고 난 후, 훈련에 임하는 병사들의 태도가 매우 적극적으로 변했으며 엄폐소산도 자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실시한다고 한다. 서로 손짓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등 여러면에서 봤을 때 분대전술훈련이라는 훈련목적은 100% 달성한 듯 보인다.

 

 

철조망 지대를 개척하라! 분대장의 명령에 따라 (훈련용) 폭파통을 든 병사가 철조망을 향해 뛰어간다.

 

가장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는 철조망지대. 수비측은 공격측이 머뭇거릴 때 이를 막아내기 위해 병력을 집중 배치하고 여러 함정을 설치하기 때문에 가장 치열한 격전이 발생한다.

폭파통을 설치하는 병사를 엄호하기 위해 나머지 병력은 정면의 건물에 집중사격을 실시하고 분대장은 연막수류탄을 투척해 수비팀의 시야를 방해한다. 참고로 윗 사진의 병사는 촬영 직후 적탄에 맞아 사망처리되었다.

 

 

돌격앞으로!!

 

조교에 의해 철조망 지대 개척이라는 판정이 내려지만 나머지 병사들이 전방을 향해 돌격한다.

일제히 수류탄을 던지고 박격포 사격을 요청하면서 건물을 점령하기 위해 뛰쳐나간다.

그 사이에도 총탄이 쉼없이 날아다닌다.

 

매우 실전적인 상황 묘사를 통해 병사들의 긴장감은 더욱 배가된다.

 

 

드디어 건물앞까지 진출한 분대장

 

 

연막을 뚫고 최종 목표까지 진출하는데 성공한 공격측 교육생

분대장과 다른 팀원들이 모두 전사하고 홀로 살아남아 여기까지 왔다.

하지만 혼자남은 사실을 알고는 매우 당황하며 홀로 옥상으로 뛰어올라가다 피격, 사망처리된다.

 

 

사망한 병력들은 실제처럼 판초우의를 머리에 뒤집어 쓰고 다음팀의 사망자들이 올 때까지 영현체험을 하게된다.

 

조금 장난스러워 보이는 이 체험은 의외로 효과가 높아서 작전 중 자신의 실수를 돌이켜보거나 실제 전사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을 겪게되어 다음 훈련에 좀 더 신중하게 참여하게 된다고. 실제로 누워있는 교육생들과 대화를 해보니 조금 숙연한 분위기마저 느껴졌다.

 

 

 

훈련을 지켜보며 적극적으로 훈련에 임하는 교육생들의 태도가 참 대견해보였다. 비록 비용상의 문제로 미군처럼 마일즈기어를 이용한 훈련을 실시하지는 못하지만 그 대안으로 마일즈기어의 1/10도 안되는 비용으로 비슷한 훈련성과를 얻고 있다는 것에 나름 만족스러웠다.

다만 안전을 위해서라고는 하나 지나친 조교의 통제는 교육생들의 훈련성과에 영향을 주고 있을만큼 지나치다고 생각된다. CQB상황에서 총을 쏘지 않은 병사가 산다는 건, 말이 안되지 않은가. 교육생들을 좀 더 믿어주고 재량을 주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또한 장비를 관리하는 담당자들의 애로 사항 역시 많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역시 총기문제로, 사용하는 서바이벌 장비가 제식화되지 않은 민간규격의 민간장비이다보니 수리정비를 위해 외부 민간인을 호출할 수 밖에 없고 따라서 비용상의 문제로 관리가 소홀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0정의 장비는 사용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사진을 보아도 알 수 있겠지만 이렇게 대규모로 서바이벌 장비를 운용하는 민간업체가 많지 않기 때문에 여기저기서 끌어모으다 보니 같은 서바이벌용 총기라고 해도 제품의 종류가 다 틀리기도 하다. 심지어는 방어구 역시.

역시 비용상의 문제겠지만, 이미 현재의 상황에서 최적의 대안을 택한만큼, 적절한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판단된다.

 

 

지면을 빌어 촬영에 협조해준 수방사 방패교육대 관계자 분들과 훈련교육생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웨딩휴 개념좀 알라 낭만투덜이 칠성사 구상 이사이사올 라스트 나이트 leon 자료실 밤쓰의 메타포 꿈꾸는 꼬마 철학자
2010/02/20 13:51 2010/02/20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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