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안에서 우주로 산책하기, 우주형제 프라네테스 토성맨션
임백천_얼마 전 나사에서는 흥미로운 내용을 발표하였습니다.
달에 물이 있다. 그것도 상당량이 있다고 합니다.
이제 달 기지를 건설하는 일도 먼 미래의 일만은 아닌 듯 싶습니다.
밥장_그리고 목성의 네번째 위성인 유로파에서 물고기가 살 수도 있다는 연구발표가 나왔습니다.
두꺼운 얼음 아래에 수심이 160킬로미터에 달하는 커다란 바다가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목성의 중력으로 인한 조석 활동으로 얼음이 깨져 산소가 들어가서 바다에 생물이 살 수 있다고 하죠.
물고기가 사는 별이 있다니 상상만 해도 즐겁습니다.
실제로 생물이 살아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유로파를 오염시키지 않으려고
탐사 위성을 기체로 가득찬 행성인 목성에다 떨어뜨렸다고 합니다.
어릴 적 상상했던 일이 이렇게 현실이 되니까 신기하기도 하면서 좀 무섭기도 하네요.
오늘은 어떤 책을 소개해 주실거죠?
달, 별, 외계인, 우주는 언제나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우주에 관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책, 만화책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만화하면 아직까지 아이들이나 보는 책이라는 시선이 있는 듯 한데요? 어떻습니까?
만화는 컨텐츠의 보고입니다.
드라마나 영화를 찍으면 스토리보드라는 걸 만듭니다.
영화 속 장면을 미리 손으로 그려보는 것이죠.
멋진 만화들은 그 자체가 영화나 드라마를 위한 멋진 스토리보드입니다.
실제로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가 얼마나 많습니까?
헐리웃 영화에 등장하는 영웅들, 슈퍼맨, 배트맨,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헐크, 엑스맨, 원더우먼.
모두 마블이나 DC 코믹스에서 만든 만화책을 원작으로 합니다.
또 얼마 전 우리나라의 영웅 홍길동이 미국에 소개되어서 잔잔한 반향을 일으켰는데
그것도 만화책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 어릴 적에 살았던 미국 작가가 펴낸 책이죠.
만화는 더 이상 어린이들만 보는 게 아니다.
참고로 뒹굴뒹굴 북카페에서는 예전부터 만화책을 소개하였습니다.
자 그럼 어떤 책을 소개해 볼까요?
요즘 우주에 관한 만화들 중에는 무척 사실적인 작품이 많습니다.
사실적이라면 정말 2,30년만 지나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죠.

먼저 추야 코야마의 <우주 형제>입니다.
<우주 형제>는 우주로 날아오르길 꿈꾸는 두 형제 이야기입니다.
동생 히비토는 어릴 적 꿈꾸던대로 미국으로 건너가 NASA의 우주인이 됩니다.
반면 형 뭇타는 어릴 때는 더 똑똑했는데 나이가 들어 자동차 디자이너가 됩니다.
우주로 가겠다는 꿈은 동생과 마찬가지였지만 그냥 직장인이 된거죠.
하지만 동생이 먼저 우주비행사가 되면서 형 뭇타는 '우주비행사의 형'이란 말을 듣고 삽니다.
형은 욱 하는 성질 때문에 회사에서도 짤리게 됩니다.
그러던 중에 일본의 일본항공연구개발기구인 JAXA에서 우주인을 선발하는 걸 알게 됩니다.
이소연 씨죠.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 비행사를 모집하는 장면과 무척 닮았습니다.
만화에서는 우주인의 선발 과정이 비교적 자세하게 나와 있습니다.
JAXA라는 기관도 실제로 있습니다.
실제 그런 과정을 거치는지 몰라도 선발과 훈련과정이 무척 상세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만화를 읽다보면 마치 제 자신이 우주비행사 선발과정에 동참하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런데 <우주형제>는 한가지 결점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6권이 나왔는데 완결되지 않았습니다.
사실 완결되지 않은 만화책을 보는 것처럼 괴로운 게 없죠.
언제 나오나 기다려야 되고 또 나오다 보면 이전에 읽었던 내용이 가물가물하지요.
오랜만에 보는 재미있는 만화라서 계속 보게 됩니다.
지금까지는 생각보다 빨리 나와서 다행인데 재미있다보니까 기다리는 게 참 힘듭니다.
아예 <20세기 소년>처럼 한방에 읽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집니다.
우주 비행사가 되고 싶은 두 형제의 이야기 추야 코야마의 <우주형제>
이런 이야기가 있네요.
'최초의 동기 같은 건 모두 큰 차이 없어.
호기심이거나 동경이거나 처음 시작은 꿈꾸는 소년, 소녀야.'
'너에 대해서라면 네 가슴이 알고 있는 법이야.
'드디어 깨달았습니다. 저는 제 아버지는 거역할 수 있지만
제가 하고 싶은 일은 거역할 수 없다는 것을요.'
무슨 영화처럼 대사도 멋지네요.
어릴 적 꿈과 희망에서 잠시 멀어진 분이라면 <우주형제>가 큰 도움이 될 것 같네요.
또 어떤 책이 있을까요?
유키무라 마코토의 <프라네테스>라는 작품인데요.
설정이 무척 재미납니다.
지구 궤도에는 지금까지 발사한 우주선과 인공위성을 포함하면 엄청 많습니다.
물론 수명이 다하면 지구에 떨어져 탄다고 하지만 전부 그러지는 않습니다.
우주개발이 본격화될수록 지구 궤도에는 위성이든 우주선의 잔해 등으로 찰 겁니다.
당연히 우주 쓰레기가 있겠죠.
실제로 얼마 전에는 위성끼리 충돌하는 위성 교통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습니까?
이 만화의 주인공은 지구 궤도에 머물면서 데브리라는 우주 쓰레기를 수거합니다.
지구 궤도 환경 미화원 정도 되는거죠.
가까운 미래에 그런 특별한 직업도 생길 것 같습니다.
이 만화는 굉장히 과학적인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우주복이라든가 우주선 모양이 실제 우주선을 많이 고증한 노력이 역력합니다.
우주로 가더라도 조직이라든가 회사라든가 사는 모습은 비슷하겠죠.
우주인들인데도 부장한테 쪼이고 한직에 발령되서 스트레스 받는 사람도 있고
오히려 낭창낭창하게 즐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지금 사무실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우주에서도 겪고 있어 더욱 리얼합니다.
우주 쓰레기를 치우는 우주인이라 발상이 신선합니다.

이와오카 히사에의 <토성 맨션>은 한 술 더 뜹니다.
가까운 미래 지구 전체가 환경 보호 구역으로 지정됩니다.
그래서 인류는 5천 미터 상공의 토성 고리처럼 된 우주 정거장 같은데서 살게 됩니다.
주인공은 지구 궤도 높이 떠 있는 토성 맨션의 유리창을 닦습니다.
유리창을 닦으면서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그런데 토성 맨션의 풍경은 아주 복고적이면서 서민적입니다.
토성 맨션이라는 설정만 빼면 서민 드라마 같은 기운을 물씬 풍깁니다.
예전에 우주하면 영웅들이 날아다니고 외계인과 전투를 벌이는 무대였는데 말이죠.
오늘 소개해드린 작품은 많이 다르네요. 달로 떠나기 위해 준비하는 우주인 형제라든가
우주 쓰레기를 줍는 우주인 그리고 우주 정거장의 유리창을 닦아내는 소년까지 말이죠.
제가 초등학교 다닐 적만 하더라도 우주는 미지의 공간이었습니다.
지금은 돈만 있으면, 물론 아주 많아야 하지만 우주여행을 떠날 수 있는 시대이지 않습니까?
그러다보니 우리의 우주가 좀 더 현실적인 공간이 된 것 같습니다.
영웅의 모습도 조금 변했습니다.
슈퍼맨은 외계 행성에서 날아와 지구 전체를 위협하는 악당으로부터 지구를 구하죠.
웬만하면 지구를 위협하는 적들과 싸우죠.
스케일이 다릅니다.
하지만 최근 만화에는 우주쓰레기를 줍는 우주인들처럼
평범하지만 소중한 일을 하는 영웅들이 우주에도 등장합니다.
우주가 그만큼 가까워졌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굳이 망토 두르고 삼단 합체를 해서 레이저를 쏴야 영웅이 되는 건 아니죠.
달에 가기 위해 도전하고 우주 쓰레기를 치우고 토성 맨션의 유리창을 닦는 사람도 소중합니다.
오늘 소개한 작품에는 살아있는 우주를 배경으로 살아있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리얼하고 감동적으로 보여주는 듯 합니다.
우주인이 되고자 하는 두 형제의 이야기 추야 코야마의 <우주형제>,
우주 쓰레기를 처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유키무라 마코토의 <프라네테스>
5천 미터 상공에 떠 있는 맨션의 유리창을 닦는 소년의 이야기 이와오카 히사에의 <토성 맨션>
세 작품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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